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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후기8

서브스턴스 후기(외모지상주의, 노화공포, 자기파괴) 영화를 보고 나서 거울을 제대로 못 쳐다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최근에 《서브스턴스》를 보고 난 뒤 며칠간 제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했습니다. 화면 속 데미 무어가 화장을 고치다 결국 데이트를 포기하는 그 장면에서, 제가 SNS용 사진을 한 시간 넘게 보정하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2024년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자 아카데미 분장상을 받은 이 영화는, 단순한 호러 스릴러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아름다움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해부한 작품입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사회적 질병 진단《서브스턴스》는 과거 슈퍼스타였던 50대 여성이 'The Substance'라는 약물을 통해 20대의 완벽한 육체를 얻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서브스턴스(Substance)란 세포 분열을 통해 또 다른.. 2026. 3. 12.
필사의 추격 후기(올드 코미디, 연출 한계, 추천도) 코미디 영화라고 하면 무조건 웃겨야 성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최근에 ott로 을 관람한 뒤, 그 통념에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분명 웃음 포인트는 존재했지만, 관객들이 웃음이 나온다고 한 것이 과연 영화 본연의 힘이었는지 살짝 혼란스러웠거든요. 제주도를 배경으로 사기꾼·형사·조폭 보스가 뒤엉키는 이 추격 코미디는, 예고편에서 기대했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결과물로 제 앞에 놓였습니다. 올드 코미디 방식의 명암은 변장술이 뛰어난 전설의 사기꾼(박성웅),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형사(곽시양), 중국에서 온 악랄한 조폭 보스(윤경호) 세 인물이 제주도에서 만나 벌이는 우당탕탕 소동을 그립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제주도에 모였지만, 하나의 사건으로 엮이며 추격전을 펼치죠. 문제는 이 영화가 채.. 2026. 3. 11.
대가족 후기(관람평, 출연진, 메시지)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예고편을 보면서 '또 뻔한 가족 이야기 아닐까' 하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게다가 요즘 한국 코미디 영화들이 웃음 코드를 억지로 만들어내려다 오히려 어색해지는 경우를 여러 번 봐왔던 터라, 이번에도 그럴 거라는 불안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막상 극장을 나서면서 든 생각은 '아, 이런 따뜻한 불편함이 있구나'였습니다. 영화 은 겉으로는 올드한 포장지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과감하고 진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더군요. 종로 만두집에서 시작되는 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영화는 종로 한복판에 자리한 만두집 '만옥'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한무옥(김윤석 분)은 전형적인 꼰대 아버지입니다. 장사는 잘되지.. 2026. 3. 8.
영화 햄넷 후기(예술의 가치, 애도와 치유, 셰익스피어) 일반적으로 예술영화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영화 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제시 버클리와 폴 메스칼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골든글로브 작품상,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상태였죠. 저는 극장까지 차를 타고 꽤 멀리 가야 했지만, 보고 나서 '안 봤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예술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이유영화는 16세기 영국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여인 아그네스(제시 버클리)와 라틴어 교사로 마을에 온 윌리엄 셰익스피어(폴 메스칼)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정을 꾸립니다. 이들.. 2026. 3. 6.
미키17 후기(봉준호 감독, 복제인간, SF) 출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어제의 저와 오늘의 저는 정말 같은 사람일까, 하고요. 잠이라는 리셋 버튼을 누르면 피로는 대충 회복되지만, 제 안의 본질까지 온전히 이어지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더라고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은 바로 그 질문을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던집니다. 2025년 2월 28일 개봉한 이 영화는 복제 인간이라는 SF 설정을 통해 현대인의 소모품화된 삶을 날카롭게 해부합니다. 137분 러닝타임 동안 유머와 풍자, 그리고 묵직한 철학적 질문이 교차하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익스펜더블(Expendable) 시스템의 잔혹한 현실영화는 2054년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여기서 '익스펜더블'이란 소모 가능한 존재, 즉 복제 인간을 의미합니다. .. 2026. 3. 1.
파묘 후기(오컬트 장르, 풍수지리, 토속신앙) 오컬트 영화라고 하면 보통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섬뜩한 음악으로 분위기만 잡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장재현 감독의 신작 는 그런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친척 집 뒤편 산자락에 있던 무덤 근처에서 놀다가 묘하게 등골이 서늘해지던 기억이 있어서, 이 영화가 다루는 '묘자리'라는 소재 자체가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까지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했고, 개봉 첫날 극장을 찾은 관객으로서 이 영화가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라 우리 땅에 새겨진 역사적 상처를 파헤치는 묵직한 이야기였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 연출, 디테일이 살아있다일반적으로 오컬트 영화는 분위기만 음산하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2026.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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